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후기, 다큐 추천
5월 18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 신작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n번방 범죄가 넷플 다큐로 제작된다는 사실을 알고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18일 공개되었고 그날 저녁 영상을 보았다.
청불이긴 하지만 자극적인 연출 없이 범죄의 심각성을 표현하는 수단 정도의 연출이라 보기에 너무 불편하지는 않아서 좋았다.
연출 자체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n번방을 추격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다큐의 내용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이 다큐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잔혹한 범죄나, 범죄자가 아니었다.
그걸 쫓는 이들과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내준 피해자 분들이었다.
가족은 나에게 "좋은 사람이 더 많기에 세상이 아직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사실 믿진 않는다.
그렇지만 다큐에 나온 분들을 보니 그 말의 의미를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추격단 불꽃, 한겨레 기자님, 궁금한 이야기Y, 스포트라이트, 화이트 해커 레드팀, 형사님들
다큐에 나왔던 이들이 세상이 아직 굴러가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정말 용기 있는 선택을 해주었던 모든 피해자 분들도.
피해자가 피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다른 여성을 위해 목소리 내주었다는 것은 나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용기일 것이다.
'정말 당신은 참으로 강하고 용감한 분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죄의 경중은 대중들의 관심에 달려 있는 것인가
이렇게 죄질이 나쁜 범죄도 대중들에겐 그저 '오늘 일어난 나쁜 뉴스'가 된다.
사실, 나도 '나쁜 뉴스'를 잘 보지 않는다.
시사 프로 잘 보지 않는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관심 가지기 위해 나름 노력하지만
보고 나면 감정적으로 힘든 것은 당연하기에 나조차도 나를 위해 잘 보지 않는 것이다.
한겨레 기자님이 했던 말씀이 와닿았다.
만약 다시 취재해야 한다면 하실 거냐는 말에 "다시 하고 싶지는 않지만 알게 된다면 하긴 할 것이다" 완전히 같은 말은 아니지만 비슷한 말을 하셨다.
또 다른 기자님은 "더 잘하고 싶다"라는 말씀도 하셨고 추격단 불꽃의 '단'님은 "더 일찍 알게 되어서 싹을 잘라 버렸으면 좋겠다"라는 비슷한 말도 하셨지만 나 같은 범인은 그런 대단한 생각은 상상도 못 했다.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말을 당연하게도 내뱉는지 정말 영웅 유전자는 있는 것일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
우리는 '왜'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가.
영웅들에겐 대중이 필요하다.
제 아무리 잘난 사람의 말도 다수의 힘을 얻지 못하면 그저 흘러가는 사담이 된다.
우리는 다양한 범죄들에 무뎌져서 그 일이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곤 한다.
영웅이 되진 못해도 영웅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진 않을까.
적어도 내가 살아야 하는 세상이라면.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치안에 대해 감탄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의 치안은 정말 좋은 편이다. 갈수록 살인, 강도와 같은 강력 범죄들도 줄고 있는 추세라 한다.
하지만 또 다른 강력 범죄 '성범죄'에 있어서만큼은 한국도 예외라고 보긴 어렵다.
예전에 읽었던 <여자라서 우울하다고?>라는 책에서 우리나라의 2018년도 강력범죄 중 살인, 강도는 약 800건 정도였지만 성범죄는 약 2만 건이 훌쩍 넘어간다라는 글귀가 기억에 남는다.
또 유일하게 꾸준히 증가하는 강력 범죄가 성범죄라는 것도.
그렇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의 치안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남성은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남성 또한 성범죄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라면 더욱이 말이다.
확장되어야 하고 그래야 하는 이야기
'나' 자신은 운 좋게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가 사랑하는 또 다른 '누군가'도 운이 좋을 수 있을까?
그 '누군가'가 사랑하는 또 다른 '누군가'는 피할 수 있을까?
한없이 적다고 생각하는 힘이라도 힘이 되어 줄 수 있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는 n번방 범죄자들의 강력한 형량을 요청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던 적이 있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보고 한 것이지만 그러한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사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렇게 블로그로 더 퍼졌으면 하는 다큐를 추천하는 것도 그러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 개인에게 모든 짐을 안겨서는 안 된다.
완전무결함도 바라서는 안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선에서 하면 되는 것이다.
나도 모든 일에 관심 갖고 행동할 수는 없다.
이렇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 내지만 나는 보잘것없는 한 개인일 뿐이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고 했다.
"나는 당신이 이 다큐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 문장을 적기 위해서 이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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